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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ELW, 위험 다스려야 '큰 돈'

[펌]http://www.moneytoday.co.kr/view/mtview.php?type=1&no=2007112013535558389

11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 본사 20층. 20여명의 수강생들이 20대 중반의 강사에게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었다. 일부 수강생은 그의 설명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듯이 공책에 열심히 핵심내용을 써내려갔다.일부는 '아 하'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마치 큰 깨닫음을 얻은 듯 얇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에 걸쳐 20대에서 60대 수강생들의 넋을 빼앗아간 강사는 글로벌 HB 워런트의 이종남(사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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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최근 주식워런트증권(ELW)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청주출신으로 올초 한국증권 ELW부에서 6개월간 견습사원으로 근무한후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 팀장은 "지방대 출신이라 주요 증권사 입사전형를 통과하지 못해 부득불 일찍 전장터에 나왔다"며 "실전매매를 통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라 아직 배울게 많다"고 말했다.

올연말까지 ELW투자는 '미미한 수준'으로
하지만 ELW업계에서 그는 이미 최정상급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추세분석을 통한 기초자산 선정과 대주후 공매도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로 올들어 수십억원을 벌었다. 이 팀장이 선호하는 추세분석기법은 '어둠의 자식은 처다 보지 않는다'와 '햇빛보는 종목만 매수한다'로 요약된다.

즉 추세선을 상향돌파하는 종목은 매수하지만 반대로 추세선 밑으로 수렴하는 종목은 처다 보지도 않는다. 기술적 분석을 통해 상승추세를 타고 있는 종목만 매수하는 것이 지금까지 고수익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최근 시장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총자산의 5% 정도만 ELW에 투자하고 있다"며 "ELW는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 적어도 연말까지는 ELW 투자비중을 '미미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을 통해 확인된 이팀장의 ELW성적은 화려하다. 삼성SDI와 삼성전자에서 놀라운 수익률을 올렸다.

이팀장은 10월초 삼성SDI를 주식(5억)과 콜ELW(2억5000만원) 등 모두 7억5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OLED(유기 다이오드)와 2차전지 등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인 매수가 몰리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10월초 6만원대 초반이었던 삼성SDI 주가가 불과 10 거래일만에 8만원대 초반까지 급등했다. 이 팀장은 분할매도에 나서 삼성SDI콜ELW에서 4억원, 주식에서 1억원 등 10거래일만에 5억원을 벌어들였다.

투자원금의 10%는 반드시 헷지
삼성전자에서도 최근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10월하순 50만원 지지가 위협받던 시점에서 과감히 삼성전자 콜ELW를 매수했다. 52만원대에서 삼성전자 콜ELW를 5억8000여만원어치 매수, 그 다음날 오후 2억5000만원어치의 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상승전망이 불투명했던 삼성전자 콜ELW에 5억8000만원이란 거액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50만원 하향돌파를 기대하며 풋ELW를 매수했다가 2000여만원을 손실보며 손절매했던 경험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삼성전자가 예상과 달리 50만원을 지지선으로 반등하자, 풋ELW를 손절매하고 곧바로 콜ELW를 매수한 것.

추세선을 활용한 기술적 매매에 정통하지만 이팀장은 "ELW투자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리스크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초자산의 방향성에만 베팅해서는 변동성이 큰 ELW에서 성공보다는 실패확률이 더 높다"고 조언했다.

이팀장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법은 크게 2가지. 첫째는 대주를 적극 활용하는 것. 거액을 콜ELW에 투자할 경우 삼성전자 등 대주가 가능한 종목은 빌려와 공매도한다. 기초자산이 하락하더라도 ELW손실을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또다른 방법은 콜ELW투자금액의 10분의 1은 반드시 헷지를 하는 것. 가령 대주가 어려운 종목들은 코스피200풋ELW를 매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깊은 외가격 상태의 풋ELW를 매수해서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키면 적은 금액으로도 콜ELW매수 금액만큼 헷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시장을 예측하기 보다는 대응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몇 %하락하면 손절매한다고 사전적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시장흐름을 보면서 추가 매수하거나 기다리는 등 대응방식을 달리하라"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원 김 모씨도 ELW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김 씨는 지난10월5일 한국증권의 '7298 LGPL 콜ELW'를 500원에 4만8000주 매수했다. 투자원금은 2400만원. 19일현재 1395원으로 원금을 제외한 평가액만 4296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LP의 유동성 공급 종료일이 23일이라 이번주 절반팔고 나머지는 만기까지 보유해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행사가격이 4만8000원이고 전환비율이 0.2(ELW5주와 LGPL주식 1주교환)라 최종만기일인 12월20일까지 추가상승을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ELW 영원한 승자는 없다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이후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LW업계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연초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동국제강 등을 추천해서 명성을 날렸던 모 투자자문사장은 하반기들어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하반기 유망종목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추천했지만 기대와 달리 하락하면서 ELW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ELW업계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7월이후 주도주 부재와 국내외 증시 변동성확대로 전문가들도 손쉽게 ELW투자에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윤혜경 한국증권 과장의 설명이다.

이종남 팀장도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며 "기초자산의 방향성에만 투자해서는 이익을 내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초자산의 방향성 예측 실패로 손실을 입는 전문투자자와 달리 개인투자자는 주로 ELW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증권 윤 과장이 들려주는 실패사례.

"40대 주부가 10월중순 전화를 걸어 삼성SDI 콜ELW를 샀는데, 기초자산이3-4% 올라도 자신이 보유한 ELW의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항의해 왔다. 안타깝게도 주부가 보유한 콜ELW는 매우 깊은 외가격이었고 만기도 4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외가격 ELW는 최종만기시 권리행사 가능성이 적어 기초자산의 웬만한 상승에도 콜ELW가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이 이를 이해하지 못해 설명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유지은 맥쿼리증권 파생영업부 이사는 "ELW가 소액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충분한 학습과 모의투자 경험을 쌓은 후 매매에 나서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